적층 기술 동향과 우리나라 현황

기존 부품 생산 방식은 주조, 단조, 절삭, 사출 등이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3차원 도면과 재료, 장비만 있으면 바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그리고 3D 프린팅은 누구나 제품 생산을 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 ‘제조업의 혁명’이라 불리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3D 프린팅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조가 불가능한 디자인 실현이 가능하며, 제조 공정에 제약 없이, 원하는 형상을 정밀 제작할 수 있다. 이제 항공기 부품, 자동차 부품, 금형, 개인 맞춤형 의료용 부품 등에 실용화하면서 시장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강민철 : 3D 프린팅 연구조합 상임 이사, 공학박사

3D 프린팅의 시장 동향과 한국의 위상

히트싱크. 적층제조 기술은 넓은 표면적과 내부 냉각채널을 가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3D 프린팅의 산업 규모는 2018년 97.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5% 성장하였으며, 2024년까지 24% 성장치를 가정한다면 355.7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규모가 전체 제조업과 비교하면 아직 미흡한 수준이지만 매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새로운 적용 분야에 따라 시장 규모는 급속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항공 우주, 방산, 발전 분야 등에 적용되는 금속 장비와 소재 시장은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여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3D 프린팅 기술 개발을 통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첨단 제조업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독일은 하이테크 2025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핵심소재와 제품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세계 수준의 기업과 기술 표준 확보하여, 혁신 단지 육성 등 4대 전략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장규모는 2018년도에 전년대비 16.3% 성장한 3,958억 원으로 시장규모가 작고 성장률도 전 세계의 절반에 불과하다. 최근 몇 년간 방산분야에서의 공공수요와 의료분야에서의 민간 기업이 시장을 견인해 왔지만, 우주항공 및 일반 산업 분야는 확산이 매우 더딘 상황이다.

국내 3D 프린팅 산업의 저성장 배경을 살펴보면, 첫 번째, 수요기업의 투자 보수성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3D 프린팅이 산업혁신을 이끌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장비에 대한 직접투자는 인색한 편이다. 관련 대기업이 나서서 시제품 생산 단계에서 벗어나 부품을 설계하고 개발에 성공한다면 다른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투자 등 파급 효과가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물론 여기에는 대기업과의 협력이 가능하도록 정책적으로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장비와 기술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두 번째, 융합형 인력의 부족이다. 장비를 도입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서 인력 확보가 가장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3D 프린팅은 설계, 장비, 소재, 후공정 등 복잡하고 융합적인 지식이 없으면 수행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적인 기업 맞춤형 지원으로 전문 기업과 기초인력을 육성하였지만 이를 주도할 고급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인력 문제는 일부 대학과 지역센터에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되어 있어, 인프라의 혁신과 성장 촉진을 지속화하여 기업에서 요구되는 고급인재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국내 금속 3D 프린팅 장비 보유현황

연소 챔버. 기존 제작방식으로 불가능했던 복잡한 구조와 위상최적화를 적용하여 연소효율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전 세계 3D 프린팅 장비 판매량은 비교적 정밀하고 형상 자유도 구현에 유리한 PBF 방식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PBF 방식은 GE Additive, EOS, SLM, 3D Systems 등에서 취급하고 있으며, 최근 멀티 레이저, melt pool monitoring, 분말 교환장치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들이 상용화되고 있다. 국내에는 대건테크, 윈포시스 등이 개발에 성공했으며, 대건테크의 경우, 지르코늄, 마그네슘 등 활성 금속 전용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DED 기술은 Trumpf, Sciaky, Norsk Titanium, InssTek 등이 개발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5축 시스템을 도입하여 형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적층과 절삭을 반복하는 하이브리드 머신이 DMG Mori와 마작 그리고 국내 기업인 맥스로텍에서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전 세계 금속장비 판매량은 2012년에 202대에 불과하였지만, 2017년에는 1,768대, 2018년에는 2,297대로 급성장하여, 2018년 금속 장비 시장은 9억 4,800만 달러로 1조 클럽에 진입하였다. 이들 장비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PBF 및 DED 방식의 장비는 2018년도까지 전 세계에 7천 대 이상이 공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38대로 약 2%를 차지하고 있어, 전 세계 누적 판매 비율이 미국은 42.7%, 유럽이 19.9%, 이스라엘이 25.2%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금속장비 보급은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 보급된 금속 적층 장비는 PBF 방식이 112대, DED이 방식 17대, 하이브리드 머신은 9대로 총 138대이다. 구입된 금속 장비의 경우 독일 등 외산 장비가 대부분이며, 지난 2017년 총 83대를 보유하고 있던 것에 비하면 2년 만에 6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분포되어 있는 금속 적층 제조 장비 138대를 구입처 별로 살펴보면 기업체가 74대, 정부 지원 자금으로 구입한 테크노파크나 정부 출연연구소 등 공공기관이 45대, 대학의 연구용은 19대로 집계되었다.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국가 출연연구소 또는 연구소의 보유 장비는 전체 22대로 이 가운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원지역본부와 창원 소재의 재료연구소가 각각 4대를 보유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는 울산지역에서 총 8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3D 융합 기술 지원센터가 있는 경북대학교는 6대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이 보유한 장비는 총 73대로 두산중공업, 현대자동차, HS하이테크, 파트너스랩, KAMI 등이 다수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Inconel 625와 SUS 316L 합금을 이용하여 가스 터빈에 사용되는 연소 버너 헤드, 압력용기, 연료 노즐 등을 독자 설계하여 양산 적용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주로 알루미늄합금을 이용하여 열교환기, 튜닝 부품, 시제품 등을 개발하고 있고, 최근 항공 또는 방산부품 등을 제조하기 위해 휴니드, 스타코, 태성 SNE, 대구텍이 장비를 구매한 바 있다. 덴티움, 메디쎄이 등 다수의 메디컬 기업들도 치과 또는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제작용으로 금속 적층 제조 장비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레이싱카 서스펜션. 적층제조 기술은 보다 경량화 고강성 부품 제조가 가능하다.

3D 프린팅 선도국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관련 시장 확대, 미래 유망분야 기술 개발, 전국적 활용기반 조성 등 추진하여 산업의 수요 창출, 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2014년 3D 프린팅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였고 2014년 `삼차원 프린팅 산업진흥법’ 제정하였으며, 2016년에 ‘제1차 3D 프린팅 산업진흥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한 바 있다. 올해에는 3D 프린팅 산업의 환경 변화, 정책 추진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산업의 도약 및 활용 확대를 위한 ‘제2차 3D 프린팅 산업진흥 기본계획’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이 기본계획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소비자 맞춤시대로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차별화된 제품을 위한 3D 프린팅의 활용과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3D 프린팅 산업의 글로벌 환경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빨리빨리’ 근성을 기반으로 한국형 3D 프린팅 기술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제조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태어나고 성장해야 할 때다. 향후에는 기업이 주체가 되어 대학이나 정부 출연연구소와 협력하여 산업현장에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금속 적층 제조 기술

금속 적층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는 분말과 와이어 그리고 박판 기반형으로 나눌 수 있다. 분말은 금속분말을 아토마이저 방식 등으로 급랭하여 구형화된 분말을 대부분 사용하며, Powder Bed Fusion(PBF)와 Directed Energy Deposition(DED) 방식이 널리 사용된다. PBF 방식은 분말 공급 장치에서 일정한 면적을 가지는 분말 베드에 수십 ㎛의 분말층을 깔고 레이저 또는 전자빔을 설계도면에 따라 선택적으로 조사한 후 한 층씩 용융시켜 쌓아 올라가는 방식이다. PBF 방식은 복잡한 형상의 구현이 가능하여 우주항공, 메디컬, 자동차 부품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DED 기술은 분말 또는 와이어를 소재로 하여 kW 급의 집속된 열에너지에 의해 소재의 용해와 응고 과정을 거쳐 적층된다. DED 기술의 장점은 금속 제품의 조직이 치밀하여 강도 및 연신율 등 기계적 물성이 매우 우수하고, 단일 분말뿐만 아니라 이종 금속 분말의 사용이 가능하여 표면 내구성을 위해 다층(multi layer) 구조도 가능하다. 따라서 손상된 금속부품이나 금형 등의 보수 재생이 가능하고, 면적이 큰 제품의 적층에 유리하다. 단점으로는 복잡한 over-hang 구조가 불가능하며, 내부의 부분적 중공화가 발생하여 경량화와 구조 강성을 위한 적층 제조의 장점을 살리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최근 와이어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용접의 원리와 유사한 와이어를 용융시켜 용융풀을 형성한 후 기계가공으로 마무리하는 방법이다. 와이어를 사용하는 경우 시간당 적층 속도가 상당히 빨라 독일, 미국 등에서 이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금속 와이어를 사용하는 경우 형상 자유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소재 가격도 분말에 대비하여 저렴하고 절삭가공에 비해 저비용으로 부품 생산이 가능하여, 방산부품이나 우주항공 분야에서 성공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 관심을 받는 분야는 BJ(Binder Jetting) 방식이다. 금속분말에 바인더를 선택적으로 분사하여 부품을 제조하는 이 기술은 ExOne, DeskTop Metal, Xjet, GE Additive 등 무려 58개 사에서 개발 중이다. 최근 플라스틱 장비의 대표주자인 HP와 Stratasys에서도 개발을 마무리하고 시판을 준비하고 있어 금속 프린터 시장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이 방식은 전통적인 MIM(Metal Injection Molding, 금속 사출성형)과 유사한 형태이지만 금형이 필요 없다. MIM의 기본 원리는 바인더와 금속분말 혼합물을 금형에 주입하여 탈지 후 소결의 과정을 거친다. 이에 반해 BJ는 5-20㎛ 정도의 분말을 베드에 도포하고 노즐에서 액상 바인더를 레이어마다 선택적으로 분사하여 각 레이어마다 열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오븐에서 경화된다. 성형 단계 이후에는 탈지(debinding)와 소결(sintering) 과정을 거쳐 최종 부품이 완성된다.

이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부품은 생산 개수가 많은 소형 제품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전통적인 분말야금이나 MIM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소형 부품이 아닌 경우 탈지 과정에서 내부에 기공이 발생하며 고온 고압 등의 극한 환경에서 기계적 강도가 낮아 엔지니어링 부품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PBF와 달리 금속 분말의 형상과 크기에 민감하지 않고 고가의 레이저 소스가 필요 없어 장비 가격이 저렴하고 부품 개당 제조 시간이 단축되어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